아직 <인생의 해상도>라는 책을 다 읽어보진 못했는데,
책의 저자 카피라이터 유병욱님의 인터뷰를 보고 내 인생의 해상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나름대로 인생의 해상도가 높은 편이다. 아니. 높았다(과거형)
2024.11.25-유병욱 카피라이터, 롱블랙 인터뷰로 본 인생의 해상도
실제로 내가 스스로 지치고 힘들때면 내가 쓴 아래 글을 자주 본다.
일상 속에서 작지만 사소한 순간이 나에게 아주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내가 가진 큰 장점 중에 하나이다.
사소한 순간에서 작은 행복을 구석구석 잘 찾아내는 능력.
덕분에 평범한 하루을 남들보다 더 풍요롭고 다채롭게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에겐 그저 지나쳐 버릴 하루일지라도
나는 그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행복을 조금 더 많이 발견할수 있었다.
이것이 내가 인생의 해상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사실 약간의 연습을 통해 훈련(?)을 한적도 있다.
한떄 나는 행복일기를 썼다. 하루 중 행복했던 순간을 하나씩 적는 것이다.
처음엔 행복했던 순간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서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순간 하나하나 쓰기에 너무 많아 그만둘 정도가 되었다.
지금보니 이때는 내 인생의 해상도가 굉장히 선명했다.
별것도 아닌 작은것에도 감사하고, 정말 사소한 순간에도 즐거워하고,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어쩌면 조기교육(?)을 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니 어릴때 일기 쓰는 걸 좋아했다.
그냥 지나간 하루를 나열하기보다는 날씨에게 편지를 쓰거나, 월요일을 주제로 그림일기를 쓰면서 즐겁게 일기를 썼다.
오늘의 날씨를 색다르게 표현하는것도 나만의 연습이였다. 똑같이 더운 날이더라도 매번 다르게 표현했다.
이렇게 30년을 살다보니 지금의 나는 인생의 겹이 꽤 많이 쌓인것 같다.
사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천천히 음미해왔더니 카피라이터 유병욱님이 표현하신 벚꽃구간들이 많아진 것이다.
덕분에 힘든 순간에도 금방 다시 일어날수 있었다.
일상이 곧 여행이라는 말은 나도 종종 표현한다.
누군가는 지루하기 그지없는 일상이 어떻게 여행이 되냐고 묻지만 나는 여행 온 것처럼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여행 중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듯이 나는 일상에서도 지나가다가 보이는 표지판이나 풍경을 사진으로 많이 남긴다.
그리고 그런 기록들이 차곡차곡 모여서 미래의 나에게 크고 작은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덕분에 어려운 순간에도 더 지혜롭게 헤쳐나갈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인생의 해상도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시간은 훨씬 더 빨리 지나가고 있으니 참 야속하기 그지없다.
눈을 더 크게 뜨고 사소한 행복을 찾아 인생의 겹을 쌓는데도 부족한 시간인데, 이제는 눈이 점점 감키고 있다.
바쁘디 바쁜 세상을 살아오며 행복을 느낄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 '돈'이라는것을 알게 된 것이다.
쉽게 얻으면 쉽게 사라지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쉬운 방법을 알아버린 나머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게 어려워졌다.
한때 느꼈던 사소한 행복들은 커질대로 커져버린 내 욕심을 채우기엔 상대적으로 너무 작아져버렸다.
결국 더이상 인생의 겹이 쌓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인생의 겹조차 얇아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텐데 나는 자주 망각한다.
행복이 무뎌진건지 익숙함에 젖어버린건지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게 많아졌다.
사소한 행복은 어디에나 어떤 순간에 있다. 다만 그걸 찾아내느냐 못 찾아내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억지로 힘을 쥐어짜내서 이걸 찾아내는게 아니라, 그저 조금 더 자주 기록하면 될 것 같다.
잊기 않기 위해 기록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행복을 만끽하게 되고, 그렇게 인생의 해상도가 선명해질 것 같다.
휴 올해가 가기전에 이 사실을 깨달아서 참 다행이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사소한 행복들을 다시 기록해야봐야겠다.
어쩌면 이미 내 곁에 있었는데 놓치고 지나간 행복의 순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돈으로 쉽게 얻은 행복보다는 내가 직접 부딪히고 경험해서 느끼는 행복들이 더 오래가는것 같다.
내일도 사소한 순간 속에서 누구보다 큰 행복을 발견할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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