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이글은 시원한 바다를 보며 작성하고 있다.
올 한해를 되돌아보기 위해 무작정 강원도로 왔다. 이름하야 맹그로브 고성!
이곳에선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거친 바람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덕분에 온전히 나에게 집중 하는 시간을 간만에 가져봤다.
잘한점: 하고 싶은걸 적극적으로 했다.
올 한해 회고하기에 앞서 지난 12달을 이렇게 쭉 돌아보았다.
사실 매달 월별 회고를 작성하고, 이렇게 한달을 대표하는 사진으로 썸네일을 정한다.
그런에 이렇게 열두달이 꽉 채워지니 올 한해 내가 하고싶은걸 꽤나 많이 했다.
그래서 깨달았다. 하고 싶은걸 한다는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구나!
내가 먹고 싶은걸 먹었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갔고, 내가 보고 싶은걸 봤다.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도 정말 많이 했다.
원하는 것들이 나에게 찾아오길 가만히 기다리는게 아니라 내가 먼저 찾아갔다.
관계속에서도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갔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수 있는 장소나 모임에 먼저 나갔다.
그러다 보니 좋은 인연과 추억들도 많이 생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곁에 많아졌다.
심지어 미용실 언니와 짱친이 되기도 하고, 우연히 버스옆자리에서 만난 아저씨의 며느리가 될뻔하기도 했다.
덕분에 세상에 좋은사람이 많다는것도 따뜻한 세상이라는것도 다시한번 알게 되었다.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게 설레이고 기대된다. 그리고 나도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올해는 감사하게도 하고싶은걸 좋아하는걸 마음껏 즐길수 있었다.
그리고 좋아하는걸 알게 되면서 깨달은점은 매 순간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정말 멋지다는 것이다.
어딘가에 흠뻑 빠져 좋아하는 사람들 또한 꽤 대단하다. 그들은 인생을 누구보다 다채롭고 재미있게 보내는것 같다.
내년에 나도 좋아하는것을 더 많이 찾아야지!
아쉬운점: 내가 나를 속여서 나의 성장을 방해했다.
연차가 쌓이니 이제 익숙하고 편한것만 찾으려고 했다.
안정기에 접어들어서 오히려 편안하지 않냐고 되물을수 있지만
나는 이런 내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떤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올해도 작년과 다를바없이 그저 해야 할 일 주어진일만 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나 기회를 잡지도 못했다. 역시 또 제자리걸음을 한 것 같다.
누구보다 성장하는걸 원하다고 하지만 생각과 달리 몸은 말을 듣지 않고 행동하지 않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웅크렸다. 그 누구보다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고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용기와 격려를 많이 했다. 하지만 이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였다.
그 어떤 때보다 세차게 몰아치는 파도를 보다가 처음으로 깨달았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내가 지고, 내가 실패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이 세상에 당연한건 없는데 말이다.
치열한 학창시절을 비롯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으로부터 내가 무의식적으로 학습한 결과였다.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도 나혼자 내가 항상 지는게 당연하단 생각에 갇혀있었다.
그렇게 생긴 방어기제 때문에 나는 무엇인가 시작하는게 쉽지 않았다. 또 내가 질테니까. 어차피 내가 지는 게임이니까.
이런 패배주의적인 생각이 얼마나 깊숙이 있었는지 지난 30년간 이 생각으로 나 스스로를 속여왔다.
셀프 사보타주 (self-sabotage)라는 단어를 최근에 알게 되었다.
사보타주라는 단어는 군사적으로 방어공작을 의미하는데, 셀프 사보타주는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자신이 가장 큰 적이 된다. 자기자신이 가장 큰 힘이 되어도 모자를 판에 적이 되었다니..살짝 슬프다.
이렇게 메타인지가 되어서 다행이다.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수 있단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한템포 쉬고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내가 먼저 드는 생각은 사실상 거짓일 경우가 많다.
내가 먼저 지는 게임은 없다.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아는 법이다!!
내년에는 사과가 되지 말고, 도마도가 되라.
아무래도 내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찾아나설것 같다.
생각보다 하고싶은걸 한다는게 어렵지 않다는걸 깨닫게 되었고, 내가 지는게 당연하지 않다는것도 깨달았으니 말이다.
저 귀여운 속담처럼 사과과 되지 말고 도마도가 되어야겠다.
사과처럼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토마토처럼 겉과 속이 같은 사람.
작년 이맘때 썼던 23년 회고를 다시 보니 나는 멋쟁이 토마토가 되고 싶어했다.
멋쟁이는 살짝 된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완전한 토마토가 되려면 조금 멀었다.
내년에는 진짜 도마도가 되어야지! (TMI. 사실 토마토 안먹음, 햄버거 먹을때 빼고 먹음)
그리고 막연하게는 뭔가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매개체가 코드던 글이던 상관없다.
그저 누군가가 나를 소비함으로써 좋은 영향을 받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글 또한 그렇다.
이 글의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가 이 글을 읽음으로써 따뜻한 미소라도 한번 지을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영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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