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vs 크림 :: 온라인 패션플랫몰과 리셀 플랫폼
지금 비슷한 도메인을 가진 회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주제이기도 하다.
무신사와 크림은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수가 없는 브랜드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
대한민국 최대규모의 온라인 편집샵으로 브랜드들이 입점되어 있고 여러 물건을 유통하는 이커머스 몰이다.
그러다보니 입점몰들이 판매처의 상품을 제대로 검수하지 않으면 언제나 정품논란에 휘말리게 된다.
자체적 검수팀을 운영한다고 해도 단지 소비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다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품이냐 정품이냐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리셀 플랫폼 1위 크림
한정판 거래 플랫폼으로 흔히 말하는 리셀러(되팔이)들을 위한 전용플랫폼이다.
2020년에 네이버의 손자(?)라고 해야할까, 네이버가 중고거래 플랫폼에 뛰어들면서 시작한 브랜드이다.
자체적인 검수팀을 철저하게 운영하면서 중간검수 역할을 잘한다. 그래서 가품을 필터링하는 능력으로 여기까지 올라온게 아닐까 한다.
무신사 크림 가품논란 :: 창과 방패의 싸움
무신사에서 산 에센셜 티셔츠, 크림에서 되팔려고 보니까 짝퉁이라던데요?
무신사 크림 가품논란은 무신사 부띠크에서 에센셜 티셔츠를 구매한 소비자가 이를 리셀 플랫폼인 크림에 되팔면서 발생한다.
앞서 크림에선 전문 검수팀을 통해 리셀제품을 검수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품'이라고 판정을 받은 것이다.
크림, 무신사 제품 짝퉁이니까 주의하세요~
크림은 제품의 라벨과 봉제선이 정품과 다르다며 무신사의 제품이 가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왜 이게 가품인지, 어떻게 이를 판단했는지 그 기준을 공지사항에 다 올렸다
브랜드 택 퀄리티, 넥메인 라벨 폰트, 넥 메인 라벨 봉제방식 등 기본적인 퀄리티/폰트/봉제방식 뿐만 아니라 UV 반응까지 확인해보더라.
또한, 동일한 유통경로로 같은 제품을 확보해서 중국 리셀 플랫폼 NICE에서도 감정을 의뢰했는데 가품이 나왔다고 공개했다.
그러니까 가품을 판정하는 근거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조금 흘린거 였던것 같았는데.. 무신사는 꽤나 발끈했다.(저런...)
무신사, 아니 우리 100% 진품이라고! 너네 고소!
무신사는 100% 진품이라고 주장했다.
크림이 주장하는 가품의 근거는 정품 중에서 여러가 상품이 있는데 그 개체들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에센셜의 공식판매처인 미국유통업체 팍선(PACSUN) 및 검증기관과 정품의뢰를 했고,한국명품감정원에서도 확인해봤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한국명품감정원은 "정품이다"가 아닌 정품인지 가품인지 판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해 "감정불가"판정을 내렸었다.
그리고 레짓 체크 바이 씨에이치(Legit Check by Ch)에서도 감정의뢰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기관은 한달에 5달러만 내면 정품인지 가품인지 이미지만 보고 판단해주는 사이트에 불과해서 공식력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무신사는 크림의 가품근거는 단지 개체의 차이일뿐 자신들의 유통과정에서 가품이 나올수 없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허위사실을 유포한 크림에 대해 법적대응까지 예고했다.
그러다보니 무신사에서 유통되는 물건이 정품이냐 가품이냐 하며 소비자를 속인자는 누구인가 하는 주제로 논란이 있던것!
크림, 이래도 너네 진품이라고??
무신사가 반박하자 크림은 요목조목 가품의 근거를 싹 공개했다.
아무래도 크림은 리셀플랫폼이기 때문에 검수데이터가 확실하다.
그리고 그 데이터 덕분에 가품사례를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던 것 같다. 역시 데이터의 힘인가..?
크림은 앞서 1차 공지로 밝혔던 라벨 및 내부 봉제 형태의 차이를 가지고 무신사의 주장에 반박했다.
생산시기에 따라서 라벨이나 봉제형태가 다를뿐이지, 무신사가 주장하는 정품 개체 차이로는 절대 발생할 수 없다는 것!
오히려 이렇게 생산시기에 따라서 디테일 차이가 다른게 가품을 판정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영업비밀까지 말해버린..!
그리고 크림은 많은 데이터로 승부를 보았다.
중국 중개플랫폼에 2300건 검수데이터, 일본의 2400건 데이터를 가지고도 판정을 했다.
정가품 판정을 위해서 수많은 개체를분석하고 많은 데이터를 누적해 온 것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한것.
그렇기에 이들의 주장에 신뢰도가 올라갔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크림에서도 무신사와 같게 레짓 체크 바이 씨에이치(Legit Check by Ch)에서도 감정의뢰를 했다.
하지만 여기에선 무신사의 결과와 다르게 가품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결국엔 가품 제조업체가 택을 위조해서 유통하고 있다고 했다.
크림의 끝내기:: 제조사 공식 가품 인정
그리고 어제 4월 1일, 무신사 크림 가품 논란이 크림의 '승'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크림이 해당 제품의 제조사인 피어오브갓(Fear of God, LCC) 본사에서 가품이라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생산총괄 부사장 Jeff Lazaro의 서명이 담긴 진술서(affidavit)까지 첨부했다.
진술서의 첫줄을 나의 허접한 영어실력으로 해석해보자면
"1.나 제프라자로는 정품과 가품을 구별하는 방법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라고 시작한다.
"2.크림의 요청으로 티셔츠 2장을 조사했고, 그 결과 그 상품이 위조물건(counterfeit)라고 결론지었다" 라고 적혀있다.
결국 무신사에서 판매한 해당 제품의 라벨과 봉제방식, 로고, 브랜드 택 등 정품과 다르다는 크림이 맞았다!
이건 본사의 생산총괄 부사장 이름걸고 나온 공식결과이기에 무신사는 더이상 정품이라고 주장할수가 없게 되었다.
무신사의 사과 :: 제품보상
할말이 없게 만드는 크림의 공지로 무신사는 공식사과를 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감정의뢰결과 정품으로 판정할 수 없다며 가품을 인정하고, 해당 상품 판매금액의 200%를 보상해준다고 공지했다.
무신사도 피해자다 vs 정가품 판별 능력부족:: F vs T 차이?
이렇게 논란이 종결되면서 업계에선 두가지 의견이 있는듯하다. 뭔가 느낌상 MBTI F랑T차이 같다ㅎㅎ(엠비티아이 과몰입인간)
하나는 무신사도 피해자라는 시각이다. 무신사 역시 공식 유통사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기 때문이다.
무신사도 에센셜 공식 판매처인 팍선이 100% 정품이라고 확보해줘서 이를 믿고 주장한것이니 결국 무신사도 피해자라는 의견이다.
다른하나는 그러니까 정품/가품 판별을 잘 했어야한다는 시각이다.
크림처럼 검수능력이 뛰어났으면 이런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렇게 소비자한테까지 피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개인적으로 무신사..괘씸해서 후자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자기들도 정품이라고 깜빡 속은걸 수도 있겠지만, 크림이 가품인거같다고 했을때 처음부터 좋게좋게 나가지 왜 급발진해ㅠㅠ
그리고 가품논란으로 인해 무신사 부티크 사업부문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다.
100%정품만 선보인다고 무신사가 보증하는 인증서랑 보안실도 넣어준다고 했는데 그 인증서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니..
그리고 또 하나 개인적으로 데이터의 시대를 한번더 느꼈다.
가품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수집했길래.. 어떻게 학습했길래.. 이렇게 가품을 잡아낼수 있는것인가..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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